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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강원도 오지에서 만난 비경 (펌)

은초록별 2008. 7. 12. 17:34

강원도 오지에서 만난 비경

 

무건리 이끼 폭포

 

 



 

 

사진을 취미로 하면서 이곳 저곳 많이 다녔지만, 사실 힘든걸 싫어해 너무 멀거나, 가는길이 험한 곳은 애써 외면하고 편하고 쉬운 쪽으로 많이 다녔는데, 어느날 동호회에서 사진 감상을 하던중 푸르게 이끼낀 바위 사이로 흐르는 폭포수의 비경을 봤을때 두근 거리고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사실 그런 사진이야 사진 잘 찍는 다른 사람들 얘기이고 그 사람들만의 작품이고, 그런 작품 활동을하는 전문 적인 모습으로만 상상 했었다.

가끔 TV에서 소개되는 사진 작가들의 그 프로페셔널한 모습과 예술가로서의 혼신을 다해 담아내는 한컷 한컷들...

그런건 그렇게 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마치 그런 전문가 들만 찍어야 하는 사진인양 착각하고 있었다.

어차피 내가 찍어봐야 그런 사진은 절대 안되지 않는가.

 

그래서 결정했다.

한번 해 보기로...

 

새벽 두시에 출발하려 했는데, 늦잠이 발목을 잡는다.

새벽 세시 부랴부랴 씻고 김밥집에 들러 김밥 몇줄을 사고 출발.... 영동고속도로를 한참을 달려 동해 인터체인지에서 내려 38번 국도를 타고 삼척 무건리로 향한다.

 

네비게이션이 있다면 무건리를 찍고 그대로 따라 가면 문제 없다. 네비게이션이 무건리 방향으로 진입하라는 지시에 따라 무건리 마을로 진입하면 잘 포장된 도로가 나오는데 이 도로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다 보면 채석장이 나오고 채석장으로 진입하여 좌회전 해서 좀더 올라가면 그 유명한 이장님 댁이 나온다. 도로를 가로막은 바리케이트와 함께....  친절하신 이장 할아버지에게 얘기하고 바리케이트 키를 받아 문을 따고 진입한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끝까지 올라가자.

여기까지는 승용차로도 얼마든지 진입할 수 있지만, 포장이 끊기는 지점에서 부터는 승용차는 진입이 힘들다.

이 순간 RV차량이 무지하게 부러워 진다는....

 

비포장 도로를 따라 3~40분 오르다 보면 막다른 길이 나오고 우측으로 좁은 산길이 이어진다. 여기가 폭포로 가는길.... 산길을 또다시 1~20분 내려 가야 한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비탈지고 미끄럽다. 이곳을 찾을 계획이 있으신 분은 등산 복장 필수....

 

미끄러지고 엉덩방아 찧으면서 내려온 이끼 폭포와의 첫 대면.... 울창하게 우거진 숲 사이 계곡에 여태 봐 왔던 그 흔한 산과 나무 풍경 속에 이런 세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새로운 세계에 온냥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바위마다 빼곡하게 자리잡은 푸르디 푸른 이끼 사이로 유리알처럼 투명한 계곡물이 초록빛 이끼들을 쓰다듬듯 흘러 내린다. 그야말로 비경이다.

내 눈으로 이런 광경을 보고 있다는것이 믿겨지지 않을정도로 아름다운 폭포의 자태.... 한동안 그자리에 서서 흐르는 땀을 닦아 내지도 못한채 바라보고 있다.

 

 

한참을 이곳저곳 옮겨가며 촬영을 하고서는 계곡의 그 맑은 물에 얼굴을 적셔 본다.

흐르는 땀을 씻어내기가 미안할 만큼 계곡물은 청정 그 자체다... 토끼가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간다고... 나도 그랬어야 되는거 아니였는지...

 

이곳의 폭포가 전부가 아니라는것은 여기 오기전 검색으로 알아 봤던터.

계곡 끄트머리에 밧줄과 사다리가 보인다. 마치 유격을 하듯이 밧줄을 잡고 계곡 벼랑을 타고선 다시 사다리를 타고 계곡 위로 오른다.

이곳에 오르면 아래서 보던 모습과는 또다른 모습이 펼쳐지는데...

하늘의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가려고 그랬을까 그래서 하늘님이 이런 곳에 이런 계곡을 꼭꼭 숨기고 감추어 두려고 그런걸까... 커다란 바위절벽을 양쪽으로 하고 그 사이로 보이는 폭포수....

 

 

아침 일찍 이라 그런지 계곡물에서는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흐르는 물소리와 시끄럽게 울어 재끼는 매미소리... 산새 소리... 이런 것들이 어우러저 몽환적인 분위기를 물씬 자아내고 있는 이곳 이끼 폭포의 비경은 그야 말로 비경이다.

금방이라도 산신령이 나타 날듯....

 

용소라 하여 폭포수가 떨어진 바로 밑에 커다란 웅덩이를 그렇게 일컫는데 바로 이곳에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용소가 있다.

물은 유리알처럼 투명하여 그 속까지 다 비추는데, 용소에 고인 물은 다른 물과 달라 검푸른 빛을 띄는 것일까..

그렇다.... 너무 깊어 그 푸르름이 푸르다 못해 거무스름하게 보이는 것이다.

 

이곳 용소의 곁을 지날때는 공포심 마저 일으킨다.


 


폭포수의 비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신발을 신은채 바지도 걷지 않고 계곡물에 발을 담구고 구도를 잡는데 채 30초를 못버틸 정도로 물은 얼음장 처럼 차갑다... 아니 차갑다 못해 뼛속까지 애이는 듯한 시려움이 단 몇초를 못버티고 물밖으로 뛰쳐 나오게 만든다....

 

무더운 여름 땀을 뻘뻘흘리며 혼자 이곳까지 어렵사리 찾아 왔지만, 오는 동안에 피로와 산을 오르며 지친 몸이 자연이 주는 경이로운 풍경 하나에 봄날 눈녹듯 모두 사라져 버린다.

누구에게 감사 해야 하는 것일까.... 이런 비경에 나의 눈이 호강한다. 나의 뇌가 휴식한다.

 

아쉬운 것이라면 이런 느낌과 이런 감동을 그대로 전해 줄 수 없는 나의 사진 실력이 민망할 따름이다.

자연이 주는 감동적인 비경에 앞으로 더욱 준비를 해 놓아야 하지 않을까.... 내공 증진......

 

끝으로 이곳에서 담았던 몇컷을 더 올리고 내공 부족한 글과 사진 봐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마친다.

 

 

 
 


 

 



 

 


 

 


 

 

출처 : 강원도 오지에서 만난 비경 (펌)
글쓴이 : bol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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